책을 펼치면 덮을 수 없는 책이 있는데 <날개의 발명>이 그런 책이 아닌가 합니다. 도서관에서 오르한 파묵의 소설 <순수 박물관1,2>를 연장 대출해 오면서 새로 입고된 수 몽크 키드의 소설 <날개의 발명>을 빌려와 먼저 읽던 <순수 박물관>을 재껴 두고 읽었습니다. 엄청 재밌습니다. 자신..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적극 동참한 대가로 무척 심심해진 농부가 요즘 두 가지 재미에 푹 빠졌다. 하나는 정부에서 받은 재난지원금을 쓰는 재미고, 또 하나는 각도절단기로 나무를 재단하여 데크 보수공사를 하고 남은 자재로 정원용품까지 만드는 즐거움이다. 2인 가족 60만원이라는 거금이 입금되자마..
먹을 때는 그렇게 많이 차린 것 같지 않은데 설거지를 할 때면 이렇게 많이 먹었나 싶을 때가 있다. 특히 저녁 설거지 할 때 그렇다. 어제 저녁엔 아내가 닭튀김 요리를 했다. 솜씨 좋은 아내의 닭튀김 요리를 맨숭맨숭 밥, 김치, 된장국만으로 맞이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나는 산사춘과 함께 따뜻하게 영접..
무슨 소리지? 잠결에 까마귀가 고양이 입을 빌려 내는듯한 묘(猫)한 소리가 현관에서 들려왔다.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입을 앙다문 고양이의 구슬픈 야옹과 부리를 있는 대로 크게 벌린 까마귀의 아아악을 합성한 듯한 소리가 주기적으로 들려 결국 나는 잠이 깨고 말았다. 그런데 아침부터 현관에 까마귀가 날..
감나무는 차라리 이파리가 꽃이다. 봄 사월 하순이면 연초록 이파리가 아기 미소로 방긋방긋 웃으며 꽃인 냥 피어난다. 오월에 하얀 것이 꽃이랍시고 피기는 하지만 이맘 때 피는 매혹적인 이파리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낫 한 자루 들고 감나무 과수원으로 가는 길에 달콤한 꽃향기가 훅하고 밀려온다. 파도처럼 훅..
봄눈 산행만큼 즐거운 일도 없을 것이다. 산능선 가득한 봄기운을 가르며 휘이휘이 걷는 것만으로도 더없이 좋은데 뽀드득 뽀드득 눈까지 밟는다면 몸이 붕붕 뜰 것이다. 두 달째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친 심신이 한 방에 즉시 행복해지는 백신을 맞은 것처럼 날개를 펼치게 될 것이다. 꽃피는 봄 사월의 지..
베트남 서부지방 시민들은 코로나19 전염병에 대처하면서 가뭄과 해수 침입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가뭄과 해수 침입으로 메콩 삼각주 지역 시민들은 생산과 생활에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메콩 삼각주 지역의 가뭄 및 해수 침입은 2019년 12월 말부터 발생하여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가뭄과 해수 침입은 많은 ..
집사는 요즘 통 외출을 않고 내 주변에만 왔다리갔다리 한다. 빙빙 돌며 시도 때도 없이 놀아달라고 보챈다. 갑자기 내가 좋아졌나? 사람이 변하면 이렇게 극적으로 변할 수도 있나? 갑자기 무슨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걸까? 도대체 집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요즘 경기가 안 좋다는데 혹 사업이라도 망했나? ..
벌써 두 달이 다 되어 갑니다. 친구, 이웃, 친지 등등 사람 안 만나고 지낸지 어느새 두 달이 다 되어가네요. 산책길에 이웃과 마주쳐도 반가운 악수는 생략하고 적당한 거리에서 “어떻게 지내십니까?” 안부만 묻고 지나칩니다. 오늘도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하느라 스스로 미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감내..
최근 우리 집에 밥 얻어먹으러 오는 어린 길냥이가 한 마리 새로 생겼다. 8개월째 우리 집에 밥 얻어먹으러 오는 길냥이 서리의 꼬리를 잡고 온다고 꼬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어린 치즈테빈데 얼굴이 피카츄를 닮아 귀엽다. 한번 만져보고 싶은데 어찌나 경계를 하는지 스무 걸음 이내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
길을 걷고 있는데, 검은 개 한 마리가 짖으며 성가시게 따라붙었다. (쉭~쉭~ 저리 가~) 그리 큰개는 아니었지만 성깔이 사나워 보였다. 발바리였던가? 그 시커먼 개는 끈질기게 따라오더니 갑자기 이빨을 드러내며 기습적으로 달려들었다. 나는 놀라서 앗! 하며 반사적으로 발을 내질렀다. 그랬는데 헐~ 아내가 아얏..
농부 남편 유모와 아내의 삼월 동선을 공개한다. 두 사람은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적극 동참하여 대한민국 국민건강 지킴이로서 소임을 다하고 있다. 3월5일 경칩12시/지리산 엄천골 소재 단독주택/도보이동 앞마당(5초)/목련나무(1분)/산수유나무 (1분)/마당에서 고양이 한마리 접촉(3분)/동측화단 기간티..
지난 여름부터 하루 두 번 밥만 얻어먹고 사라지던 길냥이 서리가 달라졌다. 그동안 녀석은 경계를 하며 조심스레 눈치 밥만 먹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한마디로 보급 투쟁하는 거 같아 살짝 괘씸했다. 한편으로 나는 녀석이 어디서 잠을 자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몇 번 사라지는 녀석의 뒤를 밟아본 적도 있..
이참에 책을 좀 읽을까 하고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갔더니 휴관이랍니다. 하루 이틀 쉬는 것이 아니고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무기한 휴관이라네요. 유감스럽습니다. 요즘 도서관엔 다양한 신간이 많이 들어와 재밌는 책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는데 어쩔 수 없네요. 이참에 책을 좀 사서 봐야겠습니다. 안 그래도 출판..
못난이 곶감을 냉동 창고에 넣어두고 잊어 버렸다가 (니네들은 귀감이 아냐~) 재고 정리하면서 찾으니 안 보입니다. 아무리 찾아도 안보입니다. 도대체 어디 갔을까? 분명 여기 쌓아 두었는데... 못생겼다고 구박을 했더니... 내가 너무했나? 곶감이 이뻐 봐야 곶감이 못생겨봐야 거기서 거기지~ 미안하다 못난아~ 얼..
지난주 입춘 때만 해도 산수유 노란 꽃망울이 팡팡 터졌는데, 엊그제까지만 해도 논도랑에 개구리 울음소리가 시끄러웠는데, 세상에~ 대설주의보라니? 지난밤 대설주의보를 발령한다는 안내 문자를 보고 나는 설마설마 했다. 한두 번 속았나? 구라청 예보란 도대체 믿을 수가 있어야지... 이번에도 결국 싸락눈이나 ..
“차 키가 고장났어~ 어떻게 해?” 아침에 학교로 출근한 아내가 다급하게 전화했다. 차 문을 잠그고 사무실로 들어가야 하는데 자동키가 망가져 단추가 눌러지지 않는다는 거다. 자동키는 엄지손가락(손톱)으로 자꾸 누르다보면 언젠가는 망가지게 되어있다. 아내 차는 마일리지가 20만 키로가 다 되어가니 쓸 만큼 ..
내가 잘 못 들었나? 절기상으로 봄의 문턱이라는 입춘이긴 하지만 겨울에 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리다니 나는 귀를 의심했다. 뭐지? 개구리 울음소리 같은데? 아무리 날씨가 포근하다지만 아직은 1월인데 내가 헛것을 들었나 싶다. 그런데 잘 못 들은 게 아니다. 덕장에서 아직 포장하지 못한 곶감을 손질하는데 개구..
설 연휴 마지막 날, 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눈이 올 법도 한데 이제 눈은 강원도에만 내리기로 결심했는지 여기는 오지 않는다. 지리산 자락에 집을 지은 지 이십년이 다 되어 가는데 눈을 보지 못한 겨울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떤 해는 시월에 눈이 내려 늦장미를 얼리기도 했고 언젠가 춘삼월에 폭설이 내려 만개한..
아내가 집을 2층으로 증축해야겠다고 한다. 아니 지금 사는 집도 부부가 살기에는 충분히 넓은데 도대체 무슨 소린가 싶어 깜짝 놀랐다. 그런데 우리 사는 집 얘기가 아니고 현관에서 잠을 자는 고양이 수리의 겨울주택을 증축하겠다고 해서 즐겁게 웃었다. 평소 현관 앞 데크에 있던 수리의 집을 올 겨울엔 현관 ..